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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대법원의 임신중단권 보장 판례 폐기에 대응해 직원들의 원정 임신중단 시술 비용을 지원하기로 한 기업들이 소송을 당할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월트디즈니, 페이팔, 알래스카 항공, 보험그룹 시그나, 미디어그룹 콘드 나스트 등은 지난 24일 연방대법원이 임신중단권을 보장하는 판례를 뒤집자 임신중단을 금지하는 주에 거주하는 직원들이 다른 주에서 임신중단 시술을 받는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연방대법원 판결에 따라 미국 전체 50개주 중 26개주가 임신중단을 금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직장 건강보험을 통해 관련 비용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아마존, 애플, 리프트, 마이크로소프트, 제이피모건 등은 연방대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에 이 같은 지원정책을 마련했다.
일리노이주립대 법학과의 로빈 프레트웰 윌슨 교수는 원정 임신중단 시술을 지원하는 기업들이 주정부나 임신중단 반대 단체가 제기한 소송에 휘말리는 건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임신중단을 원하는 여성을 데리고 주 경계를 넘을 경우 고소를 당할 수 있듯이 원정 임신중단에 비용을 댄 기업들도 소송을 당할 수 있다는 뜻이다.
텍사스 주의회의 공화당 소속 의원들은 지난달 리프트 최고경영자(CEO) 로건 그린에게 서한을 보내 리트프가 임신중단 지원 정책을 시행할 경우 텍사스주는 “신속하고 결정적인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 주의원들은 앞서 지난 3월 시티그룹에 대해서도 임신중단을 금지하는 텍사스 주법을 위반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경고했다. 공화당 주의원들은 원정 임신중단 시술을 지원하는 기업들의 텍사스주 내 영업을 금지하는 법안도 추진 중이다.
전문가들은 원정 임신중단 시술을 지원하는 대다수 대기업들이 1974년 제정된 ‘근로자퇴직소득보장법(ERISA)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 법은 고용주가 비용을 지원하는 직장 건강보험의 적용 범위에 대해 주정부가 간섭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ERISA가 완전한 보호막은 아니다. 대부분 중소기업은 직원들에게 민간 보험사의 건강보험 상품을 제공하는데, 이 경우에는 ERISA가 아닌 주법의 규제를 받는다.